신나는 빗소리

늦가을 비가 오네. 비오면 이상하게 들뜬다.
한여름 시골에서 비오면 뙤약볕에 일 안 나가서 좋고
군대서 비오면 땀 찔찔 훈련없이 내무반서 뒹굴 수 있으니 이게 웬 호사?
비오는 날엔 선생님들도 들떠서인지 기압이나 타작이 뜸했지.
저쪽 인왕산에서 폭우번개 치면 혹 오늘 중간고사 연기 안될까?
조금만 더 퍼부어라...늘 기대를 했었는데 아이구 슬퍼라
6년 동안 한번도 그런 횡재는 없었지.
내가 교장이라면 한번쯤
오늘 중간고사 연기! 교내방송을 해서
온 교정에 환호를 불러 일으켰을텐데….

옛날 시골 툇마루에 한가히 앉아 있으면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낙수물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았는데 지금도 그럴까?
먼저간 친구 생각도 나고 남은 인생도 걱정되어 혹 처량해 지는 것 아닐까?
아파트 베란다에 앉아 후두두둑 창에 부딪는 비를 바라본다.
판토마임 빗줄기 같아 이 장소도 나쁘진 않다.
비오는 날엔 마누라도 이것 저것 시키지 않는다. 마누라도 썸 타나?
일년 내내 비와라!

https://www.youtube.com/watch?v=sQlRCswWQZ4

https://www.youtube.com/watch?v=9jFZdu0z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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