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횡재

핸드폰통화하며 걷는건 위험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횡재가 있을 수도.

오늘 아침 차를 꺼내 한없이 와이프를 기다리다 백미러를 힐끗 보니
뒤에서 막 달려오는데 옷차림이 와이프가 아니다.
또 아니구만 하는데 이 분이 스치듯 차를 돌아 조수석 문을 열고
발을 얹고 들어선다.
와이프가 이런 옷도 있었나? 하고 시동을 걸었는데
어? 다리가 늘씬한게 와이프가 아니다.
소란스럽게 조수석에 앉은 이 젊은 부인은 왁자지껄 핸드폰에 팔려
아직도 남의 차에 탔다는 걸 모르고 있다.
어머니와 통화하는 모양인데 어디 장소를 가르쳐 주는 듯.
여전히 통화하며 왜 안 떠나요? 하는 표정으로
내쪽을 돌아보고서야 눈치를 챘다.
어머나! 죄송해요 하면서 후다닥 뛰어나가는데 저쪽에 보니
내 차랑 똑 같은 차가 기다리고 있더군.

처녀라면 재빨리 출발하여 모르는체 화정까지 조용히 모셨을텐데
젊은부인이라 어떻게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서 그냥 보고만 있었지.
아침부터 재미있다. 오늘 뭔가 재수 좋은 일이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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