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축구선수 바비 스미스(71)는 1976년
프로축구 구단 뉴욕 코스모스에 입단했다. 연봉은
당시 금액으로 10만달러였다. 당시 뉴욕 코스모스에는 브라질
출신의 ‘축구 황제’ 펠레가 뛰고 있었다. 한 해 전인 1975년
브라질 리그에서 은퇴한 펠레는 ‘축구 불모지 미국에 축구 붐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을 품고 미국 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펠레는 저보다 연봉이 10배 이상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놀라울 정도로 겸손한 분이었죠. (축구 황제로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모든 팀원들한테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대장암 투병 끝에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펠레는 스미스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많았다. 스미스
본인도 뛰어난 수비수로 1970년대 미국에서 제법 이름을 날렸으나, 정작 그는 “나는 평생 펠레의 열렬한 팬이었을
뿐”이라며 자신을 한껏 낮추고 펠레에게 경의를 표했다. 같은 팀에서 동료로 뛰던 시절을 회상하며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솔직히 제가 축구 황제 펠레와
한 팀이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저를 비롯한 미국의 젊은 선수들이 펠레 주변에 있을 때 우리는 그저 스타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린아이들 같았죠.”
“사실 미국에 축구란 종목이
알려진 것은 전적으로 펠레 덕분입니다. 펠레가 미국에 오니까 축구에 관심이 없던 미국인들도 비로소 축구를 보기 시작했죠. 베켄바워, 크루이프, 무어, 베스트
등 다른 스타들도 펠레를 보고 미국에 온 겁니다. 만약 펠레가 미국 리그에서 뛰지 않았다면 가뜩이나
유럽, 남미 등에 뒤처진 미국 축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낙후한 처지에 놓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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