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위성정당 올라탔던 조정훈, 1순위 영입한 ‘무원칙’ 국힘 조선 박국희 기자 김승재 기자 입력 2023.09.19.

 

2021년 재보궐 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나선 박영선(왼쪽) 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가 방송 토론을 하기 전에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21년 재보궐 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나선 박영선(왼쪽) 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가 방송 토론을 하기 전에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꼼수정당서 배지 달고... 당적만 4번 바꿔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을 현역 의원 1호 인재로 영입한다고 19일 밝혔다. 국민의힘은 조 의원을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조 의원은 2020년 총선 때 자신이 만든 당을 탈당해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참여했다. 이런 꼼수를 통해 그는 국회의원이 됐지만 선거법 취지에 반하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민주당 편에 서서 국회의원이 됐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반대에 앞장서는 등 현재의 여권 편에 서는 무원칙한 행보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초선임에도 입당과 탈당을 반복하며 지금까지 4차례 당적을 바꾼 조 의원을 국민의힘이 외연 확대를 이유로 1호 인재 영입한 것에 대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무원칙한 영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인 회계사 출신으로 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있는 조 의원은 2016년 2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인재 영입 형식으로 입당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조 의원은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뒤 2020년 2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달 앞두고 시대전환을 창당했다. 3040 전문가들이 모여 실용정치를 추구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조 의원은 “이번 총선은 ‘구정치 판갈이’”라며 “정치꾼들을 솎아내야 한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후 조 의원의 정치 행보는 스스로 솎아내야 한다던 구태 정치꾼의 낡은 관습을 그대로 답습했다.

조 의원은 2020년 3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꼼수 위성정당을 내세운 미래통합당, 뒤늦게 비례연합 참여로 선거법 개정 취지를 저버린 민주당 모두 국민을 좌절케 하는 선택지”라고 위성정당을 비판한 지 6일 만에 시대전환을 탈당하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했다. 결과적으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선거법 전문가들은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할 ‘꼼수 정당’에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 등이 참여함으로써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합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스1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합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스1

국회 입성 후에는 다시 시대전환으로 복귀했다. 탈당을 하면 의원직이 박탈되는 비례대표 신분 때문에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합당에 반대한다’는 형식상 반대를 표명하고 더불어시민당에서 ‘꼼수 제명’되며 시대전환에서 의원직을 유지했다. 이원재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반대하며 “탐욕이 인간을 망치는 장면을 아주 가까이에서 목격하게 됐다”고 했다.

조정훈 의원은 2020년 2월 시대전환을 창당하며 “기득권만을 위한 정치인과 어떤 연대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대전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조 의원은 이후 친민주당 정치 행보를 보여 왔다.

21대 국회 전반기 조 의원은 양극화 해결책으로 “부루마블 한 바퀴 돌면 20만원 주는 것이 기본소득”이라며 기본소득법을 대표 발의했다. 코로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처음으로 주장하며 국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문재인 정권 정책 기조도 지지했다.

2021년 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무주택자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하고 당시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기본소득 동맹’을 제안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무상 시리즈’를 홍보해 온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이후 “완주할 마음이 아니라면 출마하지 않았다”던 조 의원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단일화를 하며 후보직을 내려놨다. 대신 의원직은 유지했다. 정치권에서는 “원내 1인 신생 정당으로서 조정훈이라는 이름을 대중에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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